9. 방어
방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아가 위험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랑하는 대상의 상실, 중요한 대상이 주는 인정과 사랑을 상실하는 것, 강력한 부정적 감정을 수반하는 내적, 외적 상황에 대해 자아가 대처하고 자신을 보호하려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방어는 강력하고 위회적인 감정들, 즉 불안, 슬픔, 수치심, 시기심 등을 수습하거나 피하고자 하는 작용이다. 또한 넓게 보아서 성인으로서 세상을 경험하면서 자존감을 유지하며 적용해가 는 방식들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마다 특정한 방어를 사용하는 경향성이 생겨나는데, 여기에는 여러 요소가 관여된다. 개인의 타고난 기질, 어린 시절 주로 거있 던 스트레스의 성격, 부모나 중요한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습득된 방어의 종류, 특정한 방어를 사용하면서 가지게 된 경험의 누적 등이 그 개인이 특정한 방어를 사용하는 경향을 설명해주는 요소가 된다. 이러한 방어는 주로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작용하며, 스트레스 상황에서 훨씬 빈번하게 작용한다. 일차적 방어기제(primary defence process)는 성숙하지 못한 보다 원초적 특성을 띠는 낮은 단계의 방어기제이며, 이차적 방어기제 (secondary defense process)는 한층 성숙하고 진보된, 높은 수준의 방어기제를 말한다. 성숙하거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라는 것은 이차적이고 높은 수준의 방어기제를 보다 많이,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것 으로, 낮은 단계의 방어기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와는 반대로 성숙의 단계가 낮거나 정신적 병리가 깊어질 때의 문제는 일차적 방어기제가 사용된다는 그 자체보다는 성숙한 이차적 방어가 사용돼지 않는 것에 있다. 어떠한 방어기제이든 단순히 성숙하거나 미성숙한 기제로 양분되지 않는다. 어느 방어나 적응성을 갖고 보다 건강한 수준에서 사용될 수도 있고, 또한 원초적이고 병리적으로, 파괴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
9-1. 일차적 방어기제(primary defence process)
| 철수
사회적 • 대인관계적 상황이 주는 스트레스를 피해 자신의 내면세계 로 후퇴하는 것을 말한다. 외부적 현실세계의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 하므로 내적인 생각과 상상의 영역이 보다 안전하게 경험되어 철수하는 것이다. 엄마나 양육자와의 초기 관계에서 침범적인 경험을 많이 할수록 철수하려는 경향이 높아진다. 또한 양육자가 아이를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방치하고 고립되게 할 경우, 아이는 자기 혼자서 스스로 만 들어 낼 수 있는 것에만 의지하려는 상태가 된다. 즉 이러한 경우 아이는 자신의 내면에서 생각하거나 상상하는 것으로 외부와의 상호작용을 대치한다. 우리가 소위 '은둔형 외톨이' 라는 말을 사용할 때의 이미지는 이러한 철수의 방어기제를 극단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철수의 기제가 주된 패턴을 형성하면 분열적 성격(schizoid personality)의 양상을 떤다. 그러나 이 방어기제가 보다 건강한 수준에서 작용할 때는 내면의 상상력과 창조성을 풍요롭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나타난다.
| 부인
불쾌한 경험에 대해서 가장 일차적으로 반용하는 양상 중의 하나다. 그러한 경험이 발생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위기나 응급상황에서는 정서적 생존을 위해 부인(dlenial)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문제는 자아의 취약함으로 인해 특정한 내용들을 지속적으로 부인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조적(manic) 성향의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부인하는 특징을 보인다.
| 전능적 통제
외적 현실세계가 자신의 내적인 상상대로 통제될 수 있다고 믿고 행동하거나 힘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어린 시기의 과대적 자기(grandiose self)의 측면을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과대적 자기는 성장과정에서 충분히 자기애적 충족으로 채워진 후 점진적으로 좌절을 경험하는 경우에 과대적 측면이 현실화되고 안정된다. 그러나 자기애적인 충족의 경험이 지나치거나 결핍되면서 좌절이 너무 이르거나 강하게 경험되면 전능적 통제에 집착하는 성향이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전능적 통제(omnipotent contol)를 극단적으로 사용하는 양상은 정신병질적/반사회적 성격장애(psychopathic/ antisocial personalty disordler)에서 나타난다. 힘의 논리로 타인을 통제하고 지배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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